여 행 등 산 편/경산곡곡스토리텔링 40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40 (무학산과 무학농장) - “푸른 목장에 아침 햇빛 솟았네” (경산인터넷뉴스)

▲금호강 구연정에서 바라본 무학산과 하양 시가지 “푸른 목장에 아침 햇빛 솟았네. 찬란한 이상을 가슴에 안고 진리의 상아탑 봉사의 길로...” 이 노랫말은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무학중·고등학교의 교가다. 노랫말에는 1960년대 하양지역 주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무학산을 개간하여 무학농장을 만들고, 궁극적인 빈곤퇴치를 위해서는 학교를 설립하여 도시로 유학 보내는 부담을 줄이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며 무학중·고등학교를 설립한 고 이임춘 교장 신부님(펠릭스)의 삶과 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무학산은 신부님이 직접 지은 노랫말처럼 하양 근동의 주민들에게 푸른 목장에 솟은 아침 햇빛처럼 꿈과 희망을 선물한 거룩한 산이다. ▲초창기 무학농장 전경 또한 무학농장은 영국 명문가의 딸로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재원이..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39 (새벽을 찾아서 - 도천산(到天山), 하늘에 이르는 산에 오르다) (경산인터넷뉴스)

▲도천산(到天山), 하늘에 이르는 산 원경(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하늘,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 인간이 이 땅에서의 삶을 다하고 올라가 영원히 머무르고자 하는 곳 즉 천국이다. 우리는 그 천상낙원(Paradise)에 들기를 소망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경산시에 이 하늘에 이르는 산이 있다. 경산시 자인면 단북리와 읍천리 그리고 진량읍 속초리에 걸쳐 있는 높이 261.1m에 불과한 나지막한 야산, 도천산(到天山)이 그곳이다. 마을 뒷동산인 이 산이 무슨 연유로 하늘에 이르는 산이라는 엄청난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뿐인 이름이다. 아마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이름이 아닐까 싶다. 모든 이름에는 소망이 담겨있다. 도천산 이 거룩한 이름의 연유가 궁금했다. 도천산 기슭 마을 속에 ..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8 (삼성산(三聖山)에 세 번 오르다!)(경산인터넷뉴스)

삼성산(三聖山)에 세 번 오르다!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세 성현을 탄생시킨 삼성산 무작정 삼성산 등산길을 찾아 나섰다. 원효, 설총, 일연. 세 분 성현이 이 산자락에서 태어나셨다니 범상치 않은 산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상대온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을 올려다보니 산정은 평평한 듯 작은 봉우리가 세 개로 보인다. 삼이라는 숫자에 의미가 더해진다. 자주 동행하던 친구와 기억을 더듬어 머뭇거리는데 주민 한 분이 마을을 지나 내지 저수지 쪽으로 올라가라고 길을 알려준다. 마을에는 새로 지은 몇 채의 전원주택이 보이고, 갖가지 색깔의 장미로 정원을 꾸민 예쁜 농막도 눈길을 끈다. 마을 위쪽 새로 정비한 저수지는 오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길가 과수원엔 복숭아가 익어간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는..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7 (오월 금박산에 오르면~)(경산인터넷뉴스)

오월 금박산에 오르면~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1. 아카시아 꽃향기 바람에 날리고 ▲ 금박산 전경 금박산은 온통 초록색이었다. 나뭇잎 하나하나가 제 각기 다른 명도와 채도의 초록빛으로 익어 산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고 노래였다. 오월의 산은 순후하고 청아하다. 초록의 나무와 잎들이 바람에 일렁이는 풍경은 자연의 물결이고 합창이다. 아직은 덜 달아오른 햇볕과 소슬한 바람은 나뭇잎 사이를 드나들면서 왈츠를 추거나 잠시 멈추어 나그네를 환영해주었다. 강자가 산을 완전히 통치하거나 점령하지 않아 오월의 산은 평온하다. 비포장 산길은 완만하고 부드럽다. 금박산은 오랜 세월 객지를 떠돌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탕자를 맞이하듯 푸근하게 품어주었다. 산길로 접어들자 박하향 같은 피톤치드향과 강렬한 쥐똥나무꽃 향기가 후각..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6(봄꽃 만개한 대구가톨릭대 효성캠퍼스에서)(경산인터넷뉴스)

봄꽃 만개한 대구가톨릭대 효성캠퍼스에서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둘레길을 걷다 ▲ 대구가톨릭대 효성캠퍼스 전경 인근 주민들도 자주 걷는다는 대가대 둘레길을 찾아 나섰다. 정문에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붉은 벽돌로 지은 성당이 보이고 정면에는 교명 이니셜을 나타내는 DCU 조형물과 뒤쪽으로 성모상, 본관 건물이 보인다. 2014년 조성된 3.3㎞ 둘레길은 효성 캠퍼스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코스다. 미리 찾아본 정보에 의하면 100주년 기념광장에서 출발하여 취업·창업센터~김종복 미술관~성안나관으로 가라고 했다. 좌우로 늘어선 은행나무길 오른쪽으로 취업·창업센터가 보인다. 캠퍼스는 만개한 벚꽃으로 환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역병으로 두 해 동안 한산하던 학교는 다시 생기를 찾은듯하다. 풋풋한 젊음이 꽃처럼 아름..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5(한실마을의 봄 풍경)(경산인터넷뉴스)

한실마을의 봄 풍경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1. 한실마을에 봄이 오다 ▲ 한실마을 가는 길에 봄꽃들이 활짝 피었다. 한실마을 가는 길에 봄꽃이 화사하다. 노란 개나리와 연분홍 살구꽃, 연미색의 자두꽃이 무채색의 들판에 선연한 색상을 수놓는다. 하양 대가대 뒤쪽에서 조산천 상류 쪽으로 자동차로 십여 분 정도 올라가면 대곡1리 마을이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면 대곡2리가 나온다. 마을은 길이 끝나는 곳에 새색시마냥 얌전히 앉아있다. 마을 입구 작은 동산에는 쉼터인 정자가 있고 개울 건너 마을회관에는 태극기가 펄럭인다. 마을의 수호신인양 오래된 느티나무와 키가 늘씬한 소나무 몇 그루가 나그네를 반긴다. 마을에서는 그곳을 ‘천왕당’이라 부른단다. 아마 ‘성황당’이 세월이 흐르면서 ‘천왕당’으로 변이된 듯싶다. 음..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4(경산종묘산업특구)(경산인터넷뉴스)

전국 최대 묘목 주산지 ‘경산종묘산업특구’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경산의 봄은 묘목단지에서 온다. ▲ 하양 금호강변 입춘과 우수가 지났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혹독하게 느껴졌다. 실제 날씨보다 마음이 더욱 움츠러들었다. 설을 쇠고 나서부터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는 줄이 보건소 앞에서 남매지 둑까지 길게 이어지더니 하루하루 더 길어진다. 날씨도 꽁꽁 얼어붙어 아직 한겨울 같은데 마음은 더욱 춥다. 그러나 분명 어딘가에서 봄은 오고 있을 것이다. 성장과 노동이 멈춘듯한 시기에도 경산 묘목단지에서는 어린나무가 자라고, 하우스 안에서 복사꽃이 피고, 참외가 노랗게 익어간다. ▲ 경산종묘산업특구 입구에 설치된 조형물 경산에서 하양으로 향하는 길, 영남대학교와 압량 참외단지 끝자락에 이르러 왼쪽 화성로로 접어들면 ..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3(도천산)(경산인터넷뉴스)

‘하늘에 이르는 산’ - 도천산(到天山)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1. 도천산(到天山)이란 이름 ▲ 도천산 등산로 모든 존재는 명명(命名)으로서 제 존재를 드러낸다. 풀꽃도 대지도 인간도 이름을 부여하는 순간 의미가 발생한다. 산도 마찬가지다. 도천산(到天山), 즉 ‘하늘에 이르는 산’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하늘에 이르는 산’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품고 갔다가는 실망을 금치 못한다. 도천산은 세 개의 봉우리로 이어지는데 주봉이 겨우 해발 261미터에 불과하다. 기러기가 함박산을 찾아 하늘로 날아갔다고 하여 도천산이라 명명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하늘에 닿을 수 없으니 기러기의 힘을 빌렸는지도 모른다. 동네 뒷산처럼 나지막한 도천산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 한장군..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2(자인향교)(경산인터넷뉴스)

고목처럼 늙어가는 ‘자인향교’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선현의 자취를 좇아 묵향 속으로 ▲ 경산시 자인면 교촌9길에 소재한 자인향교 자인향교로 향하는 감회는 남다르다. 언덕 위 고풍스러운 옛집은 향교 앞 초등학교에 다녔던 내게 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운동장에서 뛰어놀다가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쉽게 눈에 들어왔다. 미술 시간이나 실기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화폭 속으로 들어오는 것도 오래된 은행나무가 우뚝 선 향교다. 어린 우리가 쉽게 근접할 수 없는 근엄한 모습으로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곳 명륜당에서 서예강좌가 열리고 있다기에 몇몇 벗과 견학 차 여성 유도인을 따라나섰다. 초등학교를 지나면 멀리서도 쉽게 보일 것 같았는데 주변에 새로 지은 집들에 가려 잎을 떨군 은행나무와 용마루만 조금 보인다...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1(중산지)(경산인터넷뉴스)

중산지에 달이 뜨면~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도심 속 수변공원 중산지 겨울 밤하늘에 두둥실 보름달이 떠올랐다. 중산지 호수에도 달이 있다. 호수 주변을 걷는 내 마음에도 달이 하나 와서 안긴다. 겨울이지만 기온이 푸근한 탓인지 운동하는 시민들이 몇 명 보인다. 밤이 되어도 도시는 잠들지 않는다. 인근 아파트의 불빛은 도시의 밤을 장식하는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 같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모한 중산동은 옛 모습을 찾을 길이 없다. 그곳에 한때는 산업역군인 젊은 청춘들의 꿈의 직장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단란했던 가족의 추억이 서린 곳이었으리라. 중산지 근린공원과 인근 아파트 단지는 원래 삼성의 계열사였던 ‘제일합섬’이 있던 자리였다. 섬유를 생산하던 큰 공장은 경산에서 유일한 대기업 계열사였다. 초고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