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행 등 산 편/경산곡곡스토리텔링 40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30(영남대 민속촌과 러브로드)(경산인터넷뉴스)

영남대 민속촌과 러브로드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대학 내 넓은 야외박물관, 민속촌 ▲ 영남대 민속촌 캠퍼스는 온통 가을빛이다. 걷기를 작정하고 나섰으니 멀찍이 삼천지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공대 앞을 지나치는데 지난봄 조용하던 학교는 이제 학생들로 활기를 찾은 듯하다. 법학전문 대학원 앞에 이르니 솔숲 사이로 보이는 민속촌, 입구를 지키고 있는 장승이 반갑게 나를 맞는다. ‘천하영남대장군’, ‘지하영남대장군’. 천마 가족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는 장승은 영남대 조소과를 졸업한 김진식 대목수가 모교를 위해 제작하여 기증한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장승을 지나면 만나는 서원, 정자, 옛집과 우물, 전통놀이마당, 서당, 고분군 등 안동댐 건설 수몰 지역과 경주, 칠곡에서 ..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9(반룡사)(경산인터넷뉴스)

반룡사(盤龍寺) 낙조를 보려거든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기사입력 2021-11-12 오전 9:19:49 ▲ 경산시 용성면 용전리 소재 반룡사 1. 상처 많고 사연 많은 반룡사 본래 절집은 산골에 있어야 찾아가는 맛이 있다. 용성면 용전리에 위치한 구룡산 반룡사 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산길이다. 만추의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산길을 몇 구비 지나면 가척리로 들어가는 비오재 고개가 나온다. 비오재는 슬픈 전설을 품고 있다. 소금장수의 젊은 아내는 고갯마루에 나가 날마다 지아비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흑심을 품은 마을의 남자에게 겁탈을 당하고 아내는 목을 매고 만다. 아내가 죽은 줄도 모르는 남편은 꽃신을 품에 안고 집으로 달려간다.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서 그도 따라 죽는다. 소금장수 부부의 애틋한 사..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8(경산 코발트광산)(경산인터넷뉴스)

아픈 역사의 현장, 평산동 코발트광산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영령들이시여! 이제 부디 편히 잠드소서 음력 9월 9일, 산과 들에 풍성하게 피어있는 국화로 술을 빚거나 화전을 만들어 먹었다는 중양절, 아름다운 풍광과 재미난 이야기를 찾아 나선 길이 아니라 아픈 역사의 현장 답사에 나섰다. 합동위령제가 열리는 곳으로 향하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 경산시 평산동에 위치한 경산코발트광산 위령탑 일원 오른쪽으로 백자산을 두고 확 뚫린 도로를 달리면 전원주택 ‘샤갈의마을’이 보이고 아래로 코발트광산 안내판이 눈에 띈다. 안내판을 따라 작은 길로 들어서 요양원 가는 길과 갈라져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위령탑이 보인다. “아버지! 1950년 경인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플래카..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7(난포고택에 가을이 깃들면)(경산인터넷뉴스)

난포고택(蘭圃故宅)에 가을이 깃들면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용성면 곡란리 난포고택 1. 경산에서 귀한 조선시대 고택 난포고택으로 향하는 국도변에 가을이 무르익는다. 자인시장 네거리를 지나 용성으로 향하면 들과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가을 들판은 풍요롭다. 누렇게 익어 수확을 앞둔 벼와 포도와 대추가 알알이 영근 수확의 계절이다. 용성 우회도로를 지나 청도 운문을 향하는 국도로 접어든다. 오른쪽을 보면 삼각형의 용산(龍山)이 보인다. 그 산자락에 자리한 마을이 곡란리(谷蘭理)이다. 마을 이름이 고아하다. 란(蘭)이 자라는 골짜기였으니 난향이 그득했으리라. 마을 앞 작은 숲에 마련한 쉼터가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는다. 과일 바구니가 옹기종기 놓인 난전은 무인가게이다. 동네 할머니가 농사지은 먹거리..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6(원효성사의 탄생과 도천산 제석사)(경산인터넷뉴스)

원효성사의 탄생과 도천산 제석사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도천산 제석사(到天山帝釋寺) 경산시 자인면 북사리의 제석사는 경산이 배출한 삼 성현 가운데 한 분인 원효성사(617~686) 탄생지에 지어진 사찰로 알려져 있다. 민가와 어깨를 나란히 한 아담한 절집의 앞쪽 길 건너에 중·고등학교가, 동편으로 면사무소와 초등학교가 있고, 뒤쪽에는 교회와 아파트가 둘러싸인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8월 말의 오후에 찾은 절집 앞 작은 공원, 기와를 얹은 정자에 어르신 두 분이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낯선 길손에게 쉬어가라며 복숭아와 포도를 내놓는다. 먼저 절집을 다녀와서 들르겠다고 하고 제석사로 향했다. ▲ 자인면 북사리에 소재한 도천산 제석사 ‘到天山帝釋寺(도천산 제석사)..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5(하양 금호서원과 문경공 허조)(경산인터넷뉴스)

하양 금호서원(琴湖書院)과 문경공 허조(許稠)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1. 배산임수의 명당 부호리 ▲ 금호강 대부잠수교에서 바라본 부호리 대부잠수교를 건너니 금호강변에 노란 해바라기꽃이 줄지어 피었다. 대조동과 부호동을 잇는 대부잠수교와 강변공원은 금호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강변공원에는 철따라 꽃들이 피어난다. 붉은 홍초와 해바라기, 코스모스가 순서대로 피면 사진을 찍으러 나온 시민들로 붐빈다. 어느 해, 하얀 백로들이 짝짓기를 하면서 군무(群舞)를 추던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해질녘이면 금호강에 노을이 내려앉아 보랏빛으로 물들고, 새들도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북으로는 장군봉을 병풍 삼고 남으로는 금호강을 끼고 앉은 마을이 하양 부호리다. ▲ 마을 입구에 금호서원 안내표지와 ..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4('옹골찬' 과일 생산지 경산)(경산인터넷뉴스)

‘옹골찬’ 과일 생산지 경산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옹골찬 과일 생산지 경산 ▲ 경산농협 공판장에 복숭아, 포도 등 지역에서 나는 여름과일들이 한가득이다. 온통 복숭아 천지다. 태양 빛을 닮은 복숭아가 생산자와 수량이 적힌 이름표를 달고 농산물 공판장에서 선택을 기다린다. 일찍 출하된 포도, 자두와 아오리사과도 더러 보인다. 오후가 되니 상인들이 모이고 경매가 열린다. 이곳에서만 하루 1만 상자가 판매된단다. 신선도 유지가 최우선이라 당일 수확한 과일을 당일 판매한다. 마트나 전통시장에도 제철을 만난 복숭아와 여름 과일이 매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산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농복합도시다. 예로부터 복숭아, 포도, 사과, 대추 등을 중심으로 과수 농업이 발달했다. 과수, 장미, 관상수를 주종..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3(하양 육영재)(경산인터넷뉴스)

참된 선비를 기르던 하양 육영재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1. 민관(民官)이 힘을 모아 학교를 건립하다; ▲ 경상북도 기념물 제179호(2020. 7. 13.지정, 경산시 하양읍 동서리 440번지 소재) 계미년(1823, 순조 23년) 유월 보름, 교동마을은 낙성식 준비로 분주하였다. 육영재를 짓는 도중에 하필 물난리가 나서 재정과 행정이 분산되었으나, 유림들의 협조와 지원으로 공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낙성식을 축하하듯 날씨는 화창했다. 하양현감 이태승도 아침 일찍 의관을 차려입고 흥분된 마음으로 동헌으로 향했다. 조정의 지방 관학 강화 정책과 수령의 흥학(興學) 정책이 결실을 맺었으니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심혈을 기울여 세운 육영재(育英齋)의 낙성식이 거행되니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차일을 ..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2(계정숲과 경산자인단오제)(경산인터넷뉴스)

계정숲과 경산자인단오제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 구릉지의 이팝나무 군락지 계정숲 계정숲은 이팝나무 군락지다. 꽃이 피면 눈이 온 것 같기도 하고, 흰 구름을 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가마솥에서 금방 퍼 담은 포슬포슬한 흰 쌀밥이 열린 것 같기도 한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언제부터인가 경산과 자인 사이 도로변 가로수도 이팝나무로 바뀌었다. 해마다 꽃이 만개할 즈음이면 나는 할 일 없이 고향 가는 길 위에서 서성인다.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밥나무가 되었다가, 눈꽃나무가 되었다가, 흰구름나무가 되기도 하는 나무를 지나 계정숲에 이르면 내 마음에도 어느새 꽃구름이 인다. 굴참나무, 말채나무, 느티나무, 참느릅나무가 어울려 함께 자라고 있는 계정숲은 1997년 경상북도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되었다. 평지에 ..

경산곡곡 스토리텔링에 사진을 싣다 - 21(하양성당과 이임춘 신부님)(경산인터넷뉴스)

하양성당과 이임춘 신부님 [경산곡곡 스토리텔링] 1. 언덕 위의 성당 한 지역을 여행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몇 가지 코스가 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 지역의 역사를 집약해 놓은 박물관,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장소, 오래된 골목과 건축물 등이다. 가령 목포나 군산의 근대문화유산 건축들을 둘러보면서 근대라는 시대가 간직한 빛과 그림자를 되짚어보는 여행도 의미 있다. 오래된 건축물에는 시간의 하중을 견딘 역사와 인간 삶의 무늬가 담겨 있으니까. ▲ 진입로에서 본 하양성당 하양에 가면 붉은 벽돌로 지은 90년이 된 성당이 있다. 옛 하양우시장(현, 하양공설주차장)에서 와촌가는 길로 백여 터 정도 가면 왼쪽 언덕에 뾰족한 종탑이 보인다. 안내판은 하양성당과 무학중학교 무학고등학교가 나란히 붙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