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생 활 편 1707

대구수목원 / 초여름 산책

대구의 낮 기온이 34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다. 아직까지 모임에 제한을 받는 코로나 시대라 가까운 곳을 찾아 일상을 쉰다. 꽃 피는 철도 거의 지나갈 시기라 대구수목원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적었다. 이럴 때는 사람 적은 것도 다행이라 여기며 비교적 조용한 구석을 찾아 쉬었다. 대구수목원이라는 큰 쉼터가 주위에 있음을 고맙게 생각한 하루였다.

별을 닮은 호야꽃의 달콤함

반짝이는 별을 쫓아 베란다로 나가 보니 호야꽃이 활짝 웃고 있다. 분홍색 솜털을 가진 별 안에 손을 살짝 대고 콕 집어 혀에 갖다 대어 보니 달콤한 맛이 솜사탕처럼 살살 녹는다. 아련한 첫사랑이 생각이나 난 듯 나도 모르게 사르르 눈이 감긴다. 봄, 여름에 피어주는 호야꽃이 올해도 우리집에 행복을 가져왔다.

아파트 베란다 꽃들의 봄 잔치

연일 미세먼지로 맑은 하늘을 본 지도 오래지만 봄은 봄이다. 벚꽃과 개나리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간 자리에 이제는 이팝나무가 쌀밥을 제법 고봉으로 담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는 꽃들의 봄 잔치가 지금 한창이다. 베란다의 더운 여름에는 햇볕이 들지 않아 꽃들은 정작 지금이 꽃 피우기 가장 좋은 시기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베란다의 꽃들과 하루를 시작하는 첫 인사를 나누는 이 봄을 가장 사랑한다.

동산병원 병동 19층에서 일상을 보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성서) 병동 19층에서 9박 10일 지내면서 바깥세상을 보았다. 아름다운 일출에서 가로등 불 밝힌 밤거리까지 바깥세상은 아름다웠다. 삶에서 어찌 병 없는 일상이 있겠냐만은 찾아온 병마가 너무 깊이는 오지 말고 제발 가벼이 와서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만 만들어 주고 물러갔으면 하는 바람이 일었다. 비록 병실 일지언정 찬란한 아침 햇살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소원은 한결 같았을거라 여겼다. 18년 동안 살았던 삼성명가타운을 동산병원 19층 병동에서 본다. 아파트와 거리는 그대로 반가웁게 다가오는데 아내는 병상에서 괴로운 몸이다 빨리 회복되어 옛 친구들 만나 회포를 풀며 활짝 웃는 모습으로 야파트를 산책하고 궁산으로 등산 가서 즐겁게 노는 모습. 보고 싶다.

성역 없는 코로나 검사

코로나 검사는 성역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에 코로나가 발생하면 그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생들도 줄지어 검사를 받는다. 어린 학생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특히 사생활을 엄격히 하여 사그라질 줄 모르는 코로나 19의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여야겠다. 나라의 희망인 우리의 자녀들에게 내키지 않아도 받아야 하는 달갑잖은 경험을 안겨 주지 않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경산여행) - 반곡지의 봄은 아직 이르다

미세먼지가 연일 하늘을 회색으로 덧칠을 하더니 오늘은 그래도 연푸른색 물감을 풀어놓았다. 아직은 일찍인 줄 알면서도 왕버들의 낌새를 보려고 반곡지로 나들이를 가 보았다. 도심의 버들가지엔 연두색 움을 틔우기도 하더라만 반곡지의 왕버들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점잖게 계신다. 성미 급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나무의 윗동만 자꾸 쳐다보며 아쉬운 듯 왔다 갔다 한다. 아무리 점잖은 어른이라도 코로나로 지친 중생들의 성화에 숨겨둔 푸른 잎사귀를 곧 내어 보이리라 생각되었다. 반곡지 옆의 작은 저수지에 낚싯줄을 드리우고, 둑에서 쑥을 캐는 모습에서 간신히 봄맛을 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