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행 등 산 편/경상·북도 여행방

반곡지의 겨울 이야기

무철 양재완 2024. 12. 23. 22:11

 

겨울의 산천은 어딜 가나 스산하다

왕버들 반영과 복사꽃 어우러지는

아름답던 반곡지에도 찬바람이 분다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북적이던 저수지가 고요해서 좋다

고목과 함께 이 쓸쓸함을 즐겨 본다

 

고목이 지키는 호수

 

왕버들 잎 진 가지 호수에 드리우고

복사꽃 향기 겨울바람에 흩어졌네

물오리 신이 나서 정신없이 쏘다니고

갈대는 호수 위를 넋 잃고 바라보네 

 

북적이던 사람들의 발길은 끊기고

터줏대감 왕버들은 호수를 지키네

겨울햇살에 드러난 가지마다

세월의 흔적이 깊이깊이 새겨진 채

 

봄이 오면 다시 꽃 피고 새 울겠지만

지금 이 순간 고목은 쓸쓸하기만 하네

고요히 잠든 호수 위에 비친 하늘은

오늘도 변함없이 넓고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