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생로병사(生老病死)한다고 한다. 태어나서 늙고 늙어서 병들면 죽는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늙고 늙어서 죽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다 겪는 일이다. 그러니 죽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불가능한 일을 바라는 것은 신에 대한 도전이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늙어서는 꼭 병이 들어서 죽어야 하는 것인가? 병 없이 살다가 세상을 떠야 할 때를 알고 미리 준비를 해 주었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는 없는 것인가? 코끼리가 죽을 때를 미리 알고 동굴로 들어가 죽음을 맞는 것과 같은 일은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것인가?
우리 주변에서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고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임종을 맞는 분들을 본다. 필자에게 이 운동법을 가르쳐 주신 무애 스님께서도 당신께서 돌아가실 날을 안다고 하셨다. 가야 할 때가 되면 산 속에 들어가 땅을 파고 누워 계시겠다고 하셨다. 짐승들의 밥이 되고 구더기들의 터전이 돼서 자연으로 돌아가시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이런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언제 죽을지 알기는커녕 병으로 고생하지 않고 가는 것만도 감지덕지할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병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돌아가시는 분도 있기는 하다. 일반 사람으로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연로하신 분들의 꿈은 모두 병 없이 편안하게 살다가 자기도 모르고 자식들도 모르게 눈을 감는 것이라고 한다. 자식들에게 똥오줌 받아내게 함으로써 자기도 고생하고 자식들도 고생시키다가 죽는 것이 가장 걱정되는 일이라고 한다.
병은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병으로 인한 괴로움은 안 겪어 본 사람은 모른다고 한다. 그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고통뿐만 아니라 이러다가 죽는 것이나 아닌지 불안해지는 것이 더 문제가 된다. 왜 병이 나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는 것인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한 몸 아픈 것은 그렇다 치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까지 돈이며 시간이며 들이게 하고 함께 걱정까지 하게 한다.
그러나 병이 났을 때 왜 내게 병이 나게 됐는지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불안감도 사라질 것이고 병에서 벗어나기도 쉬울 것이다. 누차 애기한 대로 병이 나게 된 원인을 제거해 주면 병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병이 나게 되는지 원인을 모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정확한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있다. 병이 나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내 몸을 맡기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치료란 다른 상품을 살 때와 똑같이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상대편에게 주고 건강을 사는, 상품을 사고파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사람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주고 밥을 사 먹거나 옷을 사 입는 것과 똑같이 건강도 돈을 주고 사서 소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약을 사 먹으면 건강해지고 돈을 주고 수술을 하면 건강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슨 '신비의 영약'을 먹으면 건강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그런 약을 찾아 헤매고 있으니, 약장사의 입장에서는 또 그런 약을 만들어서 큰돈을 벌려고 돈을 쏟아 부어 투자를 한다.
그러면 건강이란 것이 과연 일반적인 상품과 마찬가지로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일까? 필자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강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상품이라면 돈 많은 사람은 얼마든지 건강해질 수 있고, 돈 없는 사람은 병마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약과 수술이라는 것은 건강에 약간 도움이 되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몸에 해로운 것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그렇게 불공평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은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이나 돈 없는 사람이나 모두 다 똑같이 병을 앓다가 죽고 있다. 돈 있는 사람은 좀 더 비싼 치료를 받다가 죽고, 돈 없는 사람은 좀 더 싼 치료를 받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죽는 차이밖에 없다.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는 매 한 가지인 것이다.
약과 수술을 통한 치료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은 실은 그 치료가 정확한 원인을 모르고 엉뚱한 진단에 엉뚱한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원인을 알면 정확한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인데, 정확한 원인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엉뚱하게 '치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양방이든 한방이든 대개는 원인을 모르면서 '치료'를 하고 있다.
약을 먹으면 병이 고쳐진다는 생각은 굿을 하면 병이 낫는다는 생각만큼이나 극히 원시적인 사고이다. 사람의 몸이 자신이 흡수한 물질을 가지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 지극히 정교한 수많은 화학 공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은 굶주리지 않고 먹고 싶은 것을 제대로 먹기만 하면 필요한 물질은 다 스스로 만들어 낸다. 원시시대가 아닌 21세기 최첨단과학의 시대에는 이제 이런 사실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물질이 결핍돼서 병이 생기는 것이고, 그래서 약을 통해 부족한 물질을 보충해 주면 병이 낫는다는 전근대의 야만적인 사고는 아직도 전 인류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원시시대 이래 전근대까지 약 또는 주술을 통한 치료라는 잘못된 사고가 근대 이후에도 자본주의 상술의 논리와 결합돼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첨단과학의 시대에 과학의 탈을 쓰고 야만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약의 효능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자연치유력이 고갈된 사람에게는 어떤 물질을 흡수하게 함으로써 자연치유력을 높여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지, 그 물질로 인해 몸이 낫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관이 약해져 있을 때에도 특수한 물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약간 도움을 주는 것일 뿐이지, 이로 인해서 병이 낫는 것은 아니다.
수술도 마찬가지이다. 뼈가 부러지거나 살이 찢어지면 수술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불가피할 때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외에는 거의 다 수술은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툭하면 수술을 하고 있다. 무릎이 밖으로 틀어져 있는 것인데 퇴행성관절염이라며 수술하고, 맹장이 눌려서 심하게 굳어 있는 것인데 맹장염이라며 수술한다. 고관절이 좀 심하게 틀어져 있을 뿐인데 고관절이 괴사했다며 수술하고, 목이 접질려 있을 뿐인데 목디스크라며 수술한다. 원인을 알면 전혀 수술할 필요가 없는 것인데, 수술 만능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수술 만능의 시대가 돼 가면서 점점 더 사람의 몸을 세분화시켜서 보고 있다. 사람의 몸은 전체가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점점 더 많이 쪼개서 보고 있다. 그러나 쪼개면 쪼갤수록 더 안 보이게 되므로 돈만 많이 들어가고 사람은 망가뜨리는 엉뚱한 치료법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람의 몸을 하나로 보면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는 병의 원인이 점점 더 오리무중이 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병이 생기는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 병은 사람의 몸이 구부러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병에 걸려 있는 사람은 모두 몸이 구부러져 있다. 여기에는 한 사람도 예외가 없다. 그러면 사람들은 병에 걸려서 몸이 구부러져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병에 걸려 기운이 없으니까 구부러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도 없지는 않다. 실제로 병에 걸리면 기운이 떨어져 몸이 더 굽기는 한다.
그러나 병에 걸렸다는 판정이 내리기 전 그 사람을 기억해 보자. 그 사람의 몸은 이미 구부러져 있었다. 구부러져 있어서 병이 생긴 것이고, 병이 생겨 마음이 위축되고 기운까지 빠지니 더 굽게 되는 것이다. 병원에서 수치를 검사해서 병으로 판정하기 훨씬 전부터 몸이 앞으로 구부러져 있어 병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병이란 몸이 구부러져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보도록 하자.
혈압이 높은 사람은 모두 등이 앞으로 심하게 굽어 있어 등살이 두툼하게 쪄 있으며 목이 자라목이다. 이렇지 않은 사람이 고혈압인 경우는 없다. 등이 더 굽어 등살이 더 쪄 있는 사람일수록 혈압은 더 높다. 등이 굽으면서 이미 고혈압은 진행되고 있었고, 더 굽으면서 혈압은 더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흉추 3번이 틀어져 이곳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주신경이 눌려 약해져 있다. 이 신경이 약해지면 중추신경계와 심장의 신호전달체계가 깨지면서 혈압을 조절하지 못해 고혈압이 되는 것이다. 혈압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혈압과 함께 저혈압도 오는 것이다.
당뇨가 오는 것 역시 몸이 앞으로 굽었기 때문이다. 당뇨가 와 있는 사람은 모두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당뇨가 오지 않는다.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진 상태에서 왼쪽 다리로 힘을 주고 엉덩이를 왼쪽으로 빼면 흉추 11번이 오른쪽으로 틀어진다. 그러면 이곳에서 췌장으로 연결되는 자율신경이 눌려 췌장의 기능이 떨어진다. 당뇨는 췌장의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편두통이 오는 것은 목이 앞으로 굽었기 때문이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은 모두 등이 앞으로 굽어 이로 인해 목까지 앞으로 굽어 있다. 이런 상태에서 목의 오른쪽이 접질리면 두뇌로 가는 신경이 약해지는데, 이때 편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편두통이 장기간 계속되는 것은 오른쪽 어깨까지 앞으로 틀어져 어깨 근육이 굳어 있고, 이것이 오른쪽 목 근육을 경직시킴으로써 오른쪽 목 근육을 굳어 있게 하기 때문이다.
소화가 안 되는 것도 몸이 앞으로 구부러져 흉추 2번이 틀어져 위장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거나 위가 하수돼 굳어 있기 때문이다. 부정맥이 생기는 것도 어깨가 앞으로 처지면서 쇄골과 갈비뼈를 눌러 오른쪽 가슴이 함몰되고, 이로 인해 우심방이 제대로 팽창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신장에 생기는 모든 병 역시 몸이 굽어 신장이 아래로 처지면서 굳어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병은 기본적으로 몸이 앞으로 굽으면서 생긴다. 여기에다 근골계통의 병은 모두 뼈대가 조금씩 틀어지면서 생긴다. 퇴행성관절염이라고 부르는 무릎의 질환은 연골이 퇴행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무릎 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정강이뼈가 바깥쪽으로 틀어져서 생긴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질병이 아니라 어깨가 앞으로 틀어져서 생긴다. 통풍은 요산이 쌓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엄지발가락이 접질려서 생긴다.
병은 이렇게 거의 다가 몸이 구부러지고 틀어져서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병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구부러진 몸을 펴고 틀어진 뼈대를 바로잡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구부러지거나 틀어진 몸은 펴지거나 바로잡히지 않는다. 수술을 한다고 해도 구부러지거나 틀어진 몸이 바로잡힐 리가 없다. 약과 수술, 바로 지금 이 세상에서 통용되고 있는 치료라는 것을 통해 병이 나을 리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생로병사에서 병(病)을 거쳐야 사(死)에 이를 수 있게 되는 것은 늙어서(老) 몸이 구부러지기 때문이다. 늙어서도 몸이 구부러지지 않으면 병으로 고생하다가 죽지 않을 수 있는 것인데, 몸이 구부러지기 때문에 병으로 고생 고생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몸을 펴고 살면 늙어서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실제로 건강하게 장수하는 분들을 보면 몸이 반듯하게 서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건강을 치료를 통해서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구부러진 몸을 펴고 틀어져 있는 뼈대를 바로잡아야 병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 일은 자기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펴거나 바로잡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구부러져 있거나 틀어져 있으면 남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도움은 스스로 펴고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도움 자체로 해서 사람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은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취해 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건강해진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몸을 펴는 것이다. 몸을 펴고 살면 감기나 소화불량 같은 간단한 병은 잠시 왔다 갈지 몰라도, 적어도 큰 병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게 된다. 이렇게 간단한 몸의 원리를 모르고 우리는 그 동안 약이라는 화학물질의 공해 속에서 살아왔다. 이제 이 공해에서 빠져나와 스스로 건강해지는 방법을 함께 배워야 한다.
그렇다고 몸을 펴는 것이 그렇게 쉽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수년간, 보통 수십 년 동안 몸을 구부리고 살았는데, 그런 몸이 순식간에 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몸을 펴려고 하면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고 고통이 따른다. 굽히고 있는 것에 데 익숙해져 있으므로 펴는 것이 오히려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조금 하다가 포기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모든 병에서 해방돼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려면 몸을 펴야 한다.
필자가 벌이고 있는 몸살림운동은 몸을 펴 건강하게 살자는 운동이다. 몸을 펴는 것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분들에게 몸을 펴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드리고, 몸을 펴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분들에게 그 방법을 알려드리는 운동이다. 건강 문제에서 알파와 오메가는 몸을 펴는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