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생 활 편/취 미 사 진 방 490

아파트 베란다 꽃들의 봄 잔치

연일 미세먼지로 맑은 하늘을 본 지도 오래지만 봄은 봄이다. 벚꽃과 개나리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간 자리에 이제는 이팝나무가 쌀밥을 제법 고봉으로 담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는 꽃들의 봄 잔치가 지금 한창이다. 베란다의 더운 여름에는 햇볕이 들지 않아 꽃들은 정작 지금이 꽃 피우기 가장 좋은 시기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베란다의 꽃들과 하루를 시작하는 첫 인사를 나누는 이 봄을 가장 사랑한다.

동산병원 병동 19층에서 일상을 보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성서) 병동 19층에서 9박 10일 지내면서 바깥세상을 보았다. 아름다운 일출에서 가로등 불 밝힌 밤거리까지 바깥세상은 아름다웠다. 삶에서 어찌 병 없는 일상이 있겠냐만은 찾아온 병마가 너무 깊이는 오지 말고 제발 가벼이 와서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만 만들어 주고 물러갔으면 하는 바람이 일었다. 비록 병실 일지언정 찬란한 아침 햇살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소원은 한결 같았을거라 여겼다. 18년 동안 살았던 삼성명가타운을 동산병원 19층 병동에서 본다. 아파트와 거리는 그대로 반가웁게 다가오는데 아내는 병상에서 괴로운 몸이다 빨리 회복되어 옛 친구들 만나 회포를 풀며 활짝 웃는 모습으로 야파트를 산책하고 궁산으로 등산 가서 즐겁게 노는 모습. 보고 싶다.

성역 없는 코로나 검사

코로나 검사는 성역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에 코로나가 발생하면 그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생들도 줄지어 검사를 받는다. 어린 학생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특히 사생활을 엄격히 하여 사그라질 줄 모르는 코로나 19의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여야겠다. 나라의 희망인 우리의 자녀들에게 내키지 않아도 받아야 하는 달갑잖은 경험을 안겨 주지 않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경산여행) - 반곡지의 봄은 아직 이르다

미세먼지가 연일 하늘을 회색으로 덧칠을 하더니 오늘은 그래도 연푸른색 물감을 풀어놓았다. 아직은 일찍인 줄 알면서도 왕버들의 낌새를 보려고 반곡지로 나들이를 가 보았다. 도심의 버들가지엔 연두색 움을 틔우기도 하더라만 반곡지의 왕버들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점잖게 계신다. 성미 급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나무의 윗동만 자꾸 쳐다보며 아쉬운 듯 왔다 갔다 한다. 아무리 점잖은 어른이라도 코로나로 지친 중생들의 성화에 숨겨둔 푸른 잎사귀를 곧 내어 보이리라 생각되었다. 반곡지 옆의 작은 저수지에 낚싯줄을 드리우고, 둑에서 쑥을 캐는 모습에서 간신히 봄맛을 보고 왔다.

대구수목원 산책 (2021.2.28)

2월의 마지막 날이다. 일 년 중 가장 짧은 달이라 아쉬움이 많을 것 같지만 요즘처럼 사회생활을 옳게 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세월이나 빨리 가서 모든 것이 정상화될 날이 하루속히 오기만 기다린다. '세월이 약'이란 말을 언제쯤 할 수 있을지 기약도 없다. 봄꽃이라도 보면 마음에 위안을 받을까 대구수목원으로 갔다. 코로나로 고개 숙인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듯 여기저기 봄꽃들이 마중 나와 있었으며 마중 채비를 하고 있는 꽃들도 많았다. 결국엔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들에게 자연은 어김없이 위로를 베풀어 준다. 오늘도 변함없는 자연에 감사하며 그의 품에서 안식을 찾고 돌아왔다. 노루귀 지리산 자락에서 가져온 정당매(政堂梅) 지리산 자락에서 가져온 정당매(政堂梅) 홍매화 풍년화 황금편백나무 산호수 봄까치꽃 (개불..

봉무공원 단산지 산책

따뜻한 봄을 시샘하듯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주말인데도 날씨 탓인지, 코로나 탓인지 단산지 둘레길이 한산하다. 영춘화와 꽃잔디는 환한 웃음으로 반가운 인사를 건네건만 산책하는 마음은 그리 밝아지지 않는다. 또다시 거리두기에 5인 이상을 묶어두니 이 봄을 즐거이 맞이하기는 글렀지 싶다. 입을 막고 단산지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도 무겁다. 침묵의 행진이다. 이 좋은 산책길을 크게 떠들며 활짝 편 얼굴로 걸어볼 날이 있을까도 걱정스럽다. 영춘화 꽃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