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여행) - 반곡지의 봄은 아직 이르다
미세먼지가 연일 하늘을 회색으로 덧칠을 하더니 오늘은 그래도 연푸른색 물감을 풀어놓았다. 아직은 일찍인 줄 알면서도 왕버들의 낌새를 보려고 반곡지로 나들이를 가 보았다. 도심의 버들가지엔 연두색 움을 틔우기도 하더라만 반곡지의 왕버들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점잖게 계신다. 성미 급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나무의 윗동만 자꾸 쳐다보며 아쉬운 듯 왔다 갔다 한다. 아무리 점잖은 어른이라도 코로나로 지친 중생들의 성화에 숨겨둔 푸른 잎사귀를 곧 내어 보이리라 생각되었다. 반곡지 옆의 작은 저수지에 낚싯줄을 드리우고, 둑에서 쑥을 캐는 모습에서 간신히 봄맛을 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