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거미의 행복 거미의 행복 양 재 완 목 좋다는 훤한 자리에 촘촘하게 전을 펴도 걸리는 건 파리 새끼 하나 없이 찢기고 헐리고 공치는 재수 옴 붙은 밤 뒤척이다 일어나 에라 모르겠다 으슥한 처마 귀퉁이에 얼기설기 다시 전을 펴니 이게 웬 일 자그마한 날 파리 붙더니 제법 큰 고추잠자리 까지. 어야..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7.25
(詩) - 갯바위 갯바위 양 재 완 머리에서 가슴으로 아랫도리까지 사정없이 몰아쳐도 말없이 맞고 있는 너 시커멓게 젖은 가슴에 덕지덕지 품고 사는 어린 조개들 저 어린것들만 없다면 저 어린것들만 없다면 울 엄마가 보고 싶다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7.11
(수필) - 인명(人命)은 재천(在天) 이니까 인명(人命)은 재천(在天) 이니까 양 재 완 대구에서도 얼마 전 건물 내부가 흔들릴 정도의 지진이 있었다. 경주와 포항에 큰 지진이 있고 난 뒤, 우리나라도 지진에 안전한 나라가 아니구나. 생각은 했지만, 막상 피부로 흔들림을 느끼니, 사람이 죽고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3.14
(수필) - 나의 아모르 파티(Amor Fati) 나의 아모르 파티(Amor Fati) 양 재 완 최근 노래 ‘아모르 파티’가 유행이다. 가수 K가 부른 ‘아모르 파티’는 요즘 가장 유행하는 노래이자, 내가 노래방에서 부를 양으로 마음먹고 배우는 곡이다. 라틴어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철학적인 가사와 라틴풍의 신나는 리듬이 마음..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3.09
(수필) - 아직도 그대 아직도 그대 양 재 완 고등학교 동창 모임 중에 기우회가 있다. 바둑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한 달에 한 번, 바둑을 두면서, 추억을 더듬고, 우정도 다지는 모임이다. K는 기우회가 만들어진 몇 년 후에 가입한 친구인데, 바둑 급수가 높고 열정이 대단하여 금방 핵심멤버로 떠올랐다. 그가 ..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2.08
(수필) - 쨍하고 해 뜨는 날 쨍하고 해 뜨는 날 양 재 완 쨍하고 해 뜨는 날은 여행가기로 마음먹는 날이다. 대부분 여행지는 기차나 버스시간표에 맞춰 혼자 배낭 꾸려서 다니는데, 당일여행이 어렵거나 교통편이 복잡한 코스는 여행사나 산악회를 이용한다.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산악회의 일정표에 따라 다..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1.31
(수필) - 외투 외 투 양 재 완 외투는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옷 위에 덧입는 겉옷을 말한다. 외투는 자존심이 될 수도 있고, 소유에 대한 욕구를 나타내기도 한다. 박미산 시인은 ‘누구나 살면서 / 가슴에 대못 하나쯤 박고 살게 마련이다 / 그걸 숨기기 위해 / 사람들은 녹이 슨 못 위에 / 자..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1.24
(詩) - 수선화 머문 자리 수선화 머문 자리 양 재 완 어머니 만나러 가는 길 하얀 수선화 한 다발 들고 간다 어릴 적 안기던 가슴 같은 양지바른 언덕으로 들고 가는 그분 닮은 하얀 꽃 어른거리는 어머니 미소와 철부지 응석이 엇갈린다 자주도 못 가는 그곳에 수선화로 머무는 그분의 음성 이 꽃같이 살아라 마음..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1.09
(수필) - 꿩 먹고 알 먹고 꿩 먹고 알 먹고 양 재 완 각박한 요즈음에도 꿩 먹고 알 먹는 일이 있을까? 어느 날 아파트 로비에 워크온에 관한 전단지가 있어 호기심으로 스마트 폰에 앱을 깔고 가입했다 워크온(walk on)이란 스마트 폰에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걸음수와 구성원 간 랭킹 순위를 볼 수 있어..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8.01.04
(수필) - 선물 선 물 무철 양 재 완 아침에 눈을 뜨면 창 너머 성암산에서 눈부신 햇살 한 줌 보낸다. 베란다 정원의 일일초, 국화, 시클라멘, 부채꽃, 백일홍이 방긋방긋 미소를 머금고, 연못의 금붕어가 살랑살랑 꼬리치며 윙크를 보낸다. 포근한 아침이다. 매일 매일 받지만 받을 때마다 따뜻하고 행복.. 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2017.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