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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 거미의 행복

무철 양재완 2018. 7. 25. 15:02



 

 

         


 

거미의 행복

    양 재 완

 

목 좋다는 훤한 자리에

촘촘하게 전을 펴도

걸리는 건 파리 새끼 하나 없이

 

찢기고 헐리고 공치는

재수 옴 붙은 밤

 

뒤척이다 일어나

에라 모르겠다

으슥한 처마 귀퉁이에

얼기설기 다시 전을 펴니

 

이게 웬 일

자그마한 날 파리 붙더니

제법 큰 고추잠자리 까지.

 

어야디야!

이게 웬 횡재수!

살다보니 좋은 날도

식구들에게 더러 더러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