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족 생 활 편/나 의 글 방

(수필) - 외투

무철 양재완 2018. 1. 24. 18:00






 

외  투

                                           양  재  완

 

외투는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옷 위에 덧입는 겉옷을 말한다.

외투는 자존심이 될 수도 있고, 소유에 대한 욕구를 나타내기도 한다.

박미산 시인은 누구나 살면서 / 가슴에 대못 하나쯤 박고 살게 마련이다 / 그걸 숨기기 위해 / 사람들은 녹이 슨 못 위에 / 자신의 화려한 외투 한 벌을 걸어둔다라고, 외투를 자존심에 비유하여 시를 썼는가 하면, 러시아의 작가 니콜라이 V. 고골은 새로 맞춘 외투를 빼앗겨 상심한 나머지 죽고 만 하급 공무원의 이야기를 소재로 1842년에 단편소설 외투를 발표하였는데, 이때의 외투는 소유의 욕구를 상징한다. 외투 때문에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급기야는 목숨까지 잃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 도스토예프스키가 러시아 문학은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평할 만큼 고골의 대표작으로 남겼다.


살아가면서 힘든 일 한번 없었던 사람이 있을까?

장래가 촉망되는 한 청년이 육군 소위로 임관되어 전방에 근무 중 부하 사병의 실수로 한쪽 팔을 잃게 된다. 그때 그의 여자 친구는 나는 너의 팔을 좋아한 것이 아니고 너를 좋아했기 때문에 팔이 있고 없고는 상관하지 않는다.”며 병원 근방에 방을 얻어놓고 간호에 간호를 거듭하였다. 그 뒤 그는 제대하여 한쪽 팔이 없는 것만큼 더 큰 노력을 하여 린스와 샴푸를 합친 효과를 내는 하나로를 개발했고, 2080치약과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한 앱을 개발하는 등의 업적을 세워 통신사의 부사장이 되었다. () 애경산업 이사이자, 현재 세라젬 헬스 앤 뷰티 대표 조서환 씨가 쓴 자서전에 나오는 본인과 부인에 관한 이야기다. 본인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베푼 당시 여자 친구인 부인은 세찬 풍파에 몸을 감싸주는 따뜻한 외투 이상의 외투였을 것이다.

 

결혼하고 자식을 키워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자식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내가 태어나고, 유년시절, 학창시절을 거칠 동안 수고하셨을 부모님을 생각해 본다. 이보다 더 따뜻한 외투가 있었을까?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자식들이 집안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려 하니, 이 또한 돌고 도는 것인가 보다.

학창시절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할 때도 추위를 막아주는 외투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에, 험한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주위와 무난히 어울리며, 탈 없이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현재의 평안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이리라.

 

날씨가 추워지면 외투를 입듯이, 몸과 마음이 추운 사람에게는 따뜻한 외투가 필요할 것이다. 이제까지 얻어 입은 많은 외투를, 이러한 이웃에게 골고루 나누어 가지며 함께 따뜻한 세월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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