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84

愛誦詩 -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박노해)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박노해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불볕을 지낸 사과의 볼이 붉어지듯 뜨거웠던 나의 걸음도 묵직해지기를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장마에 맞서던 벼들의 고개가 숙여지듯 곧고 푸르던 나의 말들도 나직해지기를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태풍을 보낸 모과 속에 향즙이 고여들 듯 아팠던 ..

愛誦詩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무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

愛誦詩 -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