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誦詩 - 귀뚜라미 (나희덕) 귀뚜라미 나희덕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30
愛誦詩 -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박노해)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박노해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불볕을 지낸 사과의 볼이 붉어지듯 뜨거웠던 나의 걸음도 묵직해지기를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장마에 맞서던 벼들의 고개가 숙여지듯 곧고 푸르던 나의 말들도 나직해지기를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태풍을 보낸 모과 속에 향즙이 고여들 듯 아팠던 ..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30
愛誦詩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무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30
愛誦詩 -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21
愛誦詩 - 9월의 약속 (오광수) 9월의 약속 오광수 산이 그냥 산이지 않고 바람이 그냥 바람이 아니라 너의 가슴에서, 나의 가슴에서 약속이 되고 소망이 되면 떡갈나무잎으로 커다란 얼굴을 만들어 우리는 서로서로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손 내밀면 잡을만한 거리까지도 좋고 팔을 쭉 내밀어 서로 어깨에 손을 얹어도 좋을 거..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21
愛誦詩 - 가을 편지 (이해인) 가을편지 이해인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 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항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 위에 썼던 고운 편지들이 한잎 한..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20
愛誦詩 - 어느 날의 커피 (용해원) 어느 날의 커피 용혜원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생각 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20
愛誦詩 - 수선화에게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린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20
愛誦詩 - 깃발 (유치환) 깃발 유치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응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20
愛誦詩 - 행복한 사람은 (이해인) 행복한 사람은 이해인 행복한 사람은 세월과 사이가 좋은 사람 가는 시간은 아쉽게 떠나보내고 오는 시간은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사람 행복한 사람은 사는 곳과 사이가 좋은 사람 자신의 고향은 아니지만, 아들딸의 고향이라는 생각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행복한 사람은 사람들과 사이가 좋은 .. 일 상 생 활 편/좋 은 시 모 음 방 2010.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