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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무철 양재완 2010. 5. 30. 15:46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무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