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142

경산 남천과 왜가리 이야기

앨범을 뒤적이다 남천으로 걸음 했다 왜가리의 식사장면이 아직도 인상적이다 겨울의 포근하던 날씨가 며칠 또 춥건만 산책객의 발걸음은 여전히 바쁘고 파크골프장도 예나 지금이나 북적인다 영대교에서 정겨운 징검다리를 지나는데 반가운 왜가리가 내 앞으로 날아 앉더니 찬 바람에 얇은 깃털이 펄럭이건만 미동도 하지 않고 물속만 주시한다 식사할 생각에 기분마저 좋아 보인다 먹잇감을 낚아채는 그 아찔한 순간을 놓칠세라 카메라를 든 나도 꼼짝 마라다 묵언수행默言修行하는 스님처럼 무념무상無念無想으로 열반涅槃의 경지다 반시간이나 기다렸지만 물소리와 시간만 흐르고 소출所出은 없다 여기는 나와 인연이 아니다. 저녁밥이 기다리는 또 다른 인연 찾아 그는 떠나고 나도 집으로 돌아섰다 남천의 영대교

남매지의 겨울밤을 서성이다

오누이의 슬픈 전설을 담고 있는 남매지 수변산책로 2.4km를 걸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간 어둑살이 낀 산책로는 차가운 기운에 적막하다 시골마을처럼 드물게 한 두 명 보인다 연꽃 피고 윈드서핑을 즐기고 분수쇼도 좋았지만 겨울밤의 호젓함을 느껴본다 넓은 저수지를 천천히 걷다 보면 바다의 부둣길을 걷는 정취를 느낀다 가로등의 불빛이 친근감을 준다 소담길에서 바라보는 點點의 불빛은 아련하게 그리운 님을 불러들인다 오늘 하루가 지루하고 괴로웠다면 남매지 밤길의 일탈을 권하고 싶다 뒤돌아 본 남매지 산책로

중산지의 겨울밤

小寒을 지나 大寒으로 가는 겨울의 한복판 앞산을 힐껏 보니 운동할 시간이 충분하다 冬至가 지났건만 아직은 낮이 더 짧은 계절 조금 걷다 보니 이내 어둑살이 깔리고 중산지둘레길을 걷던 발걸음들도 조용하다 조명등이 켜지니 중산지는 밤채비에 바쁘고 유건산 등산로의 불빛도 훤해졌다 건강이 최고라며, 운동만이 살길이라며 조명등에 의지하여 걷던 석양의 나그네도 밤채비 마친 아름다운 중산지를 뒤로 하고 저절로 바빠진 걸음으로 어둠 속에 묻힌다

제5회 수성빛예술제를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다

수성빛예술제는 대구 수성못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희망을 기원하는 주민 주도형 겨울철 빛축제이다 12월 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제5회 수성빛예술제의 마지막 날, 축제장에서 다사다난했던 2023년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대구 최고의 관광명소인 아름다운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바라보는 호텔수성과 주변의 야경이 수성못에 어리어 빛축제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었다 축제의 각종 프로그램에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지만 하이라이트는 350여 드론이 펼치는 드론아트쇼다 수성못 상공에서 드론이 펼치는 happy new year를 보며 계묘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갑진년을 맞이할 채비를 한다 수성못 호텔수성의 야경 상화동산에서 보는 호텔수성 상화동산 수성구 대표 캐릭터 '뚜비' 드론이 아트쇼를 하기 위해 대기 중 h..

삼국시대에 들다 - 불로동 고분군(사적 제262호)

불로동 고분군은 삼국시대의 고분으로 옛 조상들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곳에 가면 자연의 일부가 된 죽은 자들에게서 우리가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얕은 능선을 따라 길게 도열해 있는 270여 기의 고분 사이를 무심히 걸어보았다. 부드러운 곡선 사이를 산보하듯이 걸을 수 있는 잘 다듬어진 공원 같은 고분군이었다 경주 대릉원을 갔다 온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이곳은 또 다른 안식을 주는 곳이었다. 후투티

신라 속으로 -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을 다녀왔다. 주로 신라역사관과 옥외전시장을 위주로 보았다 국보와 보물을 포함하여 방대한 신라의 유산들을 통해 신라 천년의 역사문화를 만나 본 뜻깊은 여행이 되었다 시간이 허락되면 다른 전시관도 둘러볼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신라역사관 성덕대왕신종 성덕대왕신종 (국보 제29호) 이 종은 신라 제35대 왕인 경덕왕이 돌아가신 아버지 성덕대왕을 위하여 만들기 시작하여 그 아들인 혜공왕에 의해 771년에 완성되었다. 종의 꼭대기에는 용뉴(龍뉴)와 음통(音筒)이, 몸에는 위로부터 보상당초무늬를 새긴 문양띠, 그 아래는 4개의 유곽(乳廓), 4구의 비천상, 2곳의 당좌(撞座), 맨 아래에는 보상당초와 연꽃 문양띠가 양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우아한 형태와 화려한 장식,아름답고 여운이 긴 종소리 등 우리나..

신라 산책 - 대릉원과 천마총

대릉원은 경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라 고분군으로, 유명한 천마총, 미추왕릉, 황남대총 등이 대릉원 안에 위치해 있다. 천마총은 1973년에 발굴, 황남대총은 1973년-1975년 사이 발굴 조사되었는데, 천마총과 황남대총 모두에서 많은 유물이 나와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경내가 공원처럼 되어 있어 산책하기 좋고 봄이면 주변의 벚꽃이 유명하다. 대릉원은 후문으로 들어가 천마총을 구경하고 황남대총을 지나 고분군 사이를 거닐다 정문으로 나갔다. 천마총의 화려한 부장품에 놀라고, 거대한 고분에 놀라며 공원처럼 잘 꾸며진 대릉원을 산책하였다. 대릉원 후문 대릉원 연못 천마총 천마총 천마총 금제관모 금제조익형관식 금제접형관식 천마도 천마도 말다래 재갈 말안장 앞뒤가리개 말방울 말띠드리개 천마총 피장자 착용 금..

겨울 베란다에서 봄의 온기溫氣를.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베란다의 꽃밭을 보노라면 봄의 온화한 바람이 일렁인다 돈을 들여 사 온 고급품은 없어도 비록 풍성하지는 않아도 눈만 뜨면 찾아주는 안방마님의 정성 덕분에 전해오는 溫氣는 가슴까지 따뜻하다 마음마저 차가워지기 쉬운 동지섣달에 메마르지 않은 情을 주는 花壇 언제나 고마운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