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생 활 편/취 미 사 진 방

봄길

무철 양재완 2023. 4. 2. 20:25

봄길은 바쁘다

엊그제 왔지 싶은 벚꽃과 진달래가

벌써 간다고 보따리 싸매니.

지난해 가을의

얼마 있지도 못한 단풍이 그랬듯이

 

처음 본 길손이 지나가더라도

시샘 많은 봄바람이 뺨을 훔쳐도

민들레 등에 업고 노란 웃음 지으며 

잘 오시오 잘 가시오 손을 흔드는

봄길은 바쁘다

 

 

길을 걸었다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걸었다

봄볕을 적당히 가려주는 조용한 길을 걸었다

벚꽃과 진달래가 하직하는 인사를 받으며 길을 걸었다

피로를 풀기 위하여 멀지도 짧지도 않은 알맞은 거리의 길을 걸었다

기내미재에서 까치봉 갔다가 기남지를 둘러 돌아온 기분 좋은 봄날의 길이었다

 

 

 

 

 

 

 

 

 

 

 

 

 

 

 

 

 

 

 

 

 

 

 

 

 

 

 

기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