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내며
친구여
누가 그리 급히 부르던가
일주일 전 우리 서로 만났을 땐
그런 말 없었잖아
친구여
항상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가능한 한 얼굴 보고 싶다면서
모임 날 왔었잖아
친구여
그리 바삐 와서는 항상
바둑모임 먼저 챙기고 걱정하며
즐거운 모임되게 힘썼지
친구여
바둑 둘 때엔 승부에 연연않고
항상 최선을 다 하며 고수로서의
훌륭한 면모를 보여줬잖아
친구여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문자속의 사망자가 자네라니
이게 말이 되는거니
친구여
생소한 그 문자 믿을 수 없어
발신자 찾아 전화 하니
자네 딸이잖아
친구여
우리 서로 갈 때면 간다고
얘기를 해 주고 가는게
진정 친구 아니겠니
친구여
자네 혼자 말없이 가 버리면
나머지 우린 무슨 재미로
모이고 떠들 수 있겠는가
친구여
아무리 갈 땐 혼자 간다지만
자네는 안 그럴 줄 알았네
정말 섭섭하네
친구여
여기 보다 더 나은 세상이
자네를 불러 갔다면
부디 즐기며 지내게
친구여
이승에서 열심히 산 한 평생
거기엔 편안한 나라겠지
아님 자네가 가겠니
친구여
그 곳이 자네 마음에 꼭 들거던
우리도 그 곳으로 불러 주렴
즐기던 바둑 한 수 둬야지
친구여
우리가 너를 만나는 그날 까지는
항상 너를 잊지 못 할거야
정겨운 너를 그리워하며
친구여
굳이 자네가 먼저 가야 했다면
이곳의 친구들 잊지 말고
편안히 기다리소서
우리 서로 언젠가 만날 그 날 까지
- 김동필 친구의 訃音을 듣고 친구를 영원히 잊지 않으려
친구의 사진과 함께 이 글을 올린다 (무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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