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2013년 올해의 나의 마음 씀씀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12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많이 생각해 보았다.
영원하리라던 친구가 다시 못 올 곳으로 떠난 한 해를 보냈다.
항상 옆에서 웃어줄 친구가 괴로움을 토하며 병상을 지키고 있다.
평생 건강하리라 믿었던 내 몸도 더러더러 고장이 나고 있다.
옛날 우리 엄마 아빠가 계실때 보다는 얼마나 풍요로운 요즘인가?
그런데도 내 마음이 울 엄마 아빠보다 행복하게 사는지?
가진 게 없었던 울 엄마 아빠보다 내가 더 바라는 게 적은지 모르겠다.
자정 예배를 마누라 따라 가 보았다.
왜 그 많은 사람이 새해 첫 출발을 울면서 반성하며 출발할까?
나는 그 많은 사람보다 정말 떳떳하게 양심적으로 살고 있는가?
냉담자인 나는 종교를 무시하며 살아도 그들보다 떳떳한 삶을 살고 있는지?
종교 없이 사신 아버지의 청교도적인 삶을 나도 과연 그런 생활이 가능할까?
천심(天心)으로 교회에 다니시며 행복해하신 어머니의 삶을 이어 살 수 있을까?
이것저것 다 따지며 살고 있는 나는 아직도 교만한 삶을 사는 것일 것이다.
문득 겸손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국어사전을 뒤지니 남을 존중하고 나를 낮추는 것이라 한다.
교만감을 버리고 남을 배려하라는 뜻일 거라 여겨진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다니는 나이로서 내세울 것 없는 세대이지만,
혹시라도 나보다 못하다 여기며 남에게 교만 떤 일이 없었나 뒤돌아본다.
교만까지는 안 가더라도 마음으로라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었는지?
두루두루 지나온 길을 더듬어 보면 참 못난 행동 한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순간순간을 너무 빨리 내 멋대로 생각하여 상대에게 상처도 많이 주었을 거다.
"아차! 조금만 참을 것" 하며 입에서 나온 말을 후회 한 적도 더러더러 있었다.
친한 사이라 생각하고 내 멋대로 언행을 한 적도 많았으리라 여긴다.
옛 선인이 이르시기를 말을 할 때엔 3초만 여유를 두고 하라고 했는데,
참으로 잘 안 되는 게 그 3초라, 그것 때문에 후회할 때가 더러더러 있었다.
특히 가까운 관계에서 그 3초가 잘 지켜지지 않아 후회한 적도 많았던 것 같다.
누구는 비관하며, 누구는 낙관하며 이 세상을 살아간다고 하지만,
나는 낙관적으로 이제까지 살아왔다. 또 그렇게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나로 인해 괴로움을 당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가까운 옆 사람부터 챙겨서 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버릇을 가져야겠다.
나는 이미 모든 것을 얻었으니 나는 무시하며 살아도 충분한 인생이지 싶다.
좀 더 남을 배려하며,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이 한 해를 출발해 보려 한다.
누구를 탓하지 아니하고 오직 나만을 탓하며 살아야겠다고 마음 다짐 해 본다.
겸손(謙遜)
겸손(謙遜)
불자가 아니더라도 이 말을 화두(話頭)로 올해를 살아가 보련다.
무 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