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을 걸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내륙습지로서 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며, 우리나라에서 인제군 대암산용늪에 이어 2번째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세계적으로 중요한 습지이다. 원시의 저층늪이 그대로 간직된 이곳에는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며 동식물들의 천국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비를 머금은 구름이 잔뜩 낀 날에 우포늪 생태관을 지나 우포늪 전망대가 있는 왼쪽 길로 갔다가 돌아 나와 대대제방이 있는 오른쪽 길을 걸었다. 오래전에 왔을 때와 달리 길이 널찍하고 주변 환경도 깨끗하게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우포늪 전체를 걸었던 옛적과 달리, 오늘은 금방이라도 내릴듯한 비를 피해 대대제방에서 돌아섰다
회색 하늘이 낮게 드리운 날
우포늪 둑길을 걸었다
발걸음마다 젖은 흙냄새가 올라오고
멀리서 왜가리 한 마리
긴 목을 세운 채 물가를 바라본다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은은한 빛
늪 전체가 거대한 거울이 되어
하늘의 무게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공기 속 습지가 뺨을 어루만지고
갈대숲 사이로 바람이 속삭인다
시간도 천천히 흐르고 마음의
소음도 물결에 실려 사라지는 우포늪
천년의 침묵 속에서 오늘도
생명들이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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