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지 박 윤 배 머물다 떠나는 자리이거나 풀고 싸는 짐 속에 소멸 흔적 켜켜이 쌓여 있다 씻은 살갗인데도 또 밀리는 때처럼 밖에서 날아들지 않아도 슬픔은 안에서 꾸역꾸역 밀려 나오기도 하는 것 홀연히 말라가는 나뭇가지 위 풍장으로 널린 새의 죽음도 아침 내내 선명했던 울음도 어느 날엔가는 쓸쓸한 기억이 되고 말리라는 예감 한때 검정구두 반들거리던 기억도 희미해지다가 결국엔 먼지 되어 허공 툴툴 차는 것 3대代가 든 사진 액자 모서리에도 활자活字 빼곡한 책들 서가書架에도 촘촘했다, 먼지는 내소사來蘇寺 문살 나이테에 늦가을 햇살 내려와 목어 소리 삼키는 동안에도 먼지를 탑塔으로 쌓고 허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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