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산행은 고령의 대가야 전시관과 가야산 아래에서
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참밖을 내다 보기만 해도 추위가 전해지는 날이지만 정해진 날은 나가야 한다. TV에서 추위의 극치를 이룬다고 어찌나 호들갑을 떨던지 가장 따뜻한 옷으로 입고 완전무장을 하고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아파트 문을 나선다. 생각외로 칼바람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너무 낮은 기온이 선배 언니들의 용기를 꺾었는지 예상대로 출석율이 저조하다. 그래도 우리 11기는 한살이라도 젊었다고 모두들 씩씩하게 나타난다. 사상 최저 인원이라는 21명이 출발이다. 날이 추워도, 인원이 작아도 격식은 다 갖춘다. 회장님의 인사에 총무님의 일정 소개가 끝나고 따끈따끈한 팥찰시루떡이 나눠진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에도 건강하라는 회장님의 깊은 뜻이 담긴 떡은 쫄깃쫄깃하고 맛있다. 고령의 자연휴양림에서 살짝 걷기로 하고 내려보니 그런데로 걸을만하다. 선배님들은 엄두가 나지 않는지 차에서 담화를 나누고 우리 후배들은 잠시 산책을 하며 친구들과 떠들고 나니 기분이 훨씬 상쾌해진다. 대가야 박물관에서 마치 수학여행단처럼 해설사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질문에는 대답도 곧잘 한다. 요즘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순장이라는 제도. 풍습도 정서도 시대에 따라 다른, 옛날도 그 옛날을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다. 오리와 닭 팀으로 나뉘어 식사를 하고 지하의 방으로 내려 가서 우리들만의 오붓한 공간에서 연습이다. 대선배님들은 쇼파에 앉아 우리들을 지켜보며 코취를 하고, 우리들은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최선의 방법을 모색한다. 오랜 시간 꾸준히 한 연습이 아니니 졸속의 냄새가 나지만 그야말로 참가에 의의를 둔다. 모든 동아리는 발표를 하라 하니 총동창회의 행사에 협조하는건 당연하다. 웃고 연습하는 동안, 우리들 선후배간에는 또 하나의 추억이 쌓인다. 예정대로 오늘은 해가 하늘에 있는데 대구에 도착이다. 밝은 날씨에 집을 찾겠느냐, 너무 일찍 들어와서 인기없다고 다음달에 못가게 하면 어쩌지 하며 농담들이 오간다. 일월은 혹서라 모임이 없는데 금년은 이월 모임날이 바로 설날이라 이월을 쉬고 일월은 윷놀이를 하기로 집행부에서 발표한다. 언제나 합리적이고 빠른 결정으로 우리 회원들을 잘 이끌어 나가는 집행부에 찬사를 보낸다. 오늘 빠진 선배님들 다음달에는 많이 참석하시기를 기대해 본다.
- 여행후기 (김 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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