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철
부산의 마추픽추라고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의 골목길을 걸었다
골목 골목이 내 어릴적 놀던 곳과 너무나 많이 닮아 있어
식사도 거른 채 옛 생각에 묻혀 걷다 보니 약간 피곤하였다
마지막 들른 곳이 동네목욕탕 자리였던 감내어울터였다
동네 어르신이 목욕하다 휴식을 취하시는 모습이
내 몸의 안식을 취하는 것 같아 한참을 바라보다가
" 등 좀 밀어 드릴까요? " 하며 슬쩍 옆으로 다가갔다
지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실을 현실대로 받아드리는
무상무념의 세계 속으로 푹 빠져드신 모습이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따뜻한 물에다 풀어 내놓고
자신의 주름진 육신을 녹여내며 미소 지으시는 모습이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은 다 아름답다
더러 모난 일도 있었겠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이리라
욕심 없는 세상 속으로 나 자신을 풍덩 담그고 살아야지
저 편안한 미소가 내 언저리에서 항상 함께 머물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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