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즐거웠던 명절은 이젠 하나의 고단한 행사가 되었다 설 명절을 어제 보내고 나니 내일부터 무서운 한파가 온다고 한다 오랫동안 다니지 못했던 나들이를 이참에 하기로 하고 가까운 대구수목원을 찾았다. 겨울의 한 복판인 지금 차가운 겨울바람은 아직도 연휴를 즐기는지 보이질 않고 포근한 기운마저 감도는 따뜻한 기온이 온몸을 에워싼다 수목원의 벤치에는 해바라기를 하는 산책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철 없는 초록들은 움을 틔우려고 벌써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세월의 무게가 버거운 장딴지는 쉬엄쉬엄 황톳길을 걷지만 명절만 닥치면 몸쌀을 앓는 아낙의 발걸음은 오늘따라 무척 가볍다 이번 추위가 지나면 따뜻한 봄소식이 올 것이다 무거웠던 겉옷을 벗어던지고 마음도 홀가분하게 올 한 해도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