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산천은 어딜 가나 스산하다왕버들 반영과 복사꽃 어우러지는아름답던 반곡지에도 찬바람이 분다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북적이던 저수지가 고요해서 좋다고목과 함께 이 쓸쓸함을 즐겨 본다 고목이 지키는 호수 왕버들 잎 진 가지 호수에 드리우고복사꽃 향기 겨울바람에 흩어졌네물오리 신이 나서 정신없이 쏘다니고갈대는 호수 위를 넋 잃고 바라보네 북적이던 사람들의 발길은 끊기고터줏대감 왕버들은 호수를 지키네겨울햇살에 드러난 가지마다세월의 흔적이 깊이깊이 새겨진 채 봄이 오면 다시 꽃 피고 새 울겠지만지금 이 순간 고목은 쓸쓸하기만 하네고요히 잠든 호수 위에 비친 하늘은오늘도 변함없이 넓고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