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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 - 청포도 (이육사)

무철 양재완 2010. 10. 24. 12:16

 

청포도

 이 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 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빡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