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비가 추적주적 내린다. 집에서 7분 걸리는 맨발 걷기에 최적인 중산지로 간다. 조용하다. 맨발 걷기하는 사람들은 비를 좋아한다는데...그러고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구나. 나는 이런 조용한 장면이 마음에 든다. 조용한 분위기에 비까지 내려준다. 골목진 칵테일 바 카운터 구석진 자리에서 혼자 술 한잔 하는 기분이다. 천천히 천천히 저수지 한 바퀴 돌고 내친김에 한 바퀴 더 돌았다. 1.3km 둘레의 저수지에 걷는 사람이 한 두 사람 밖에 없으니 사색하는 철학자처럼 느릿느릿 걸어도 본다. 그 순간만큼은 철학자이다. 별로 좋아하는 직종은 아니지만. 송홧가루가 날리던 길바닥에 비가 내리니 초미세먼지도 좋다고 경고판이 알려 준다. 연두에서 초록으로 넘어가는 수목들은 한껏 물이 올라 눈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밤새도록 걷고 싶은 기분이다. 참 좋은 계절이다. 춥도 덥도 안 하는 나들이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이 비가 그치고 햇빛이라도 쨍하게 난다면 배낭에 캔 맥주 하나 넣고 어디론가 길 떠나야지. 기분좋은 산책을 마치고 따뜻한 저녁밥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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