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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의 길을 따라 - 육신사. 엄흥도 묘소. 망월정

무철 양재완 2026. 5. 17. 22:44

 

초여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던 5월 중순의 아침, 대구를 출발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단종과 사육신의 충절과 엄흥도의 의리를 찾아가 보고 싶었다. 처음 찾은 곳은 육신사 가는 길의 초입에 있는 사육신기념관이었다. 전시관 안에는 목숨보다 절개를 더 소중히 여겼던 선비들의 정신이 조용히 살아 있었다. 세조의 권력 앞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들, 이름 하나하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숙연해졌다. 이어 묘골의 김두을 여사 생가와 도곡재를 찾았다. 도곡재의 오래된 기와지붕과 마루에는 지나간 세월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 후 들른 육신사. 사당 앞에 서니 저절로 허리가 숙여졌다. 향을 올리고 재배를 하는 순간, 단종을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충신들의 절개가 마음 깊이 스며드는 듯했다. 사당을 나와 경내의 태고정을 보고 엄흥도 묘소로 향했다.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일조차 죽음을 각오해야 했던 시대, 엄흥도는 끝내 그 길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름 없는 충절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자리였다. 현지에서 엄흥도 18세손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것도 뜻깊었다. 역사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과 자존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망월정望越亭이었다. 망월정은 단종이 머물렀던 영월을 그리워하며 붙인 이름이라 했다. 산길 초입에 있는 망월정의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깊은 그리움이 느껴졌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역사의 의미에 비해 손길이 부족해 보였고 오래된 흔적들이 점점 빛을 잃어가는 듯해 마음이 무거웠다. 이런 장소일수록 더 많은 관심과 보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 무렵 대구로 돌아왔다. 이번 답사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영화 속 장면을 따라간 길이었지만 결국 마음에 남은 것은 사람의 의리와 충절, 그리고 세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그리움이었다.   

 

사육신기념관

 

 

 

 

 

 

 

삼충각

 

 

 

묘골

 

 

 

김두을 여사 (이병철 회장 부인) 생가

 

 

 

도곡재

 

묘골 금주관

 

육신사

 

 

 

 

 

 

 

육신사 사당

 

 

 

 

 

박팽년 초상

 

 

 

태고정

 

 

 

 

 

 

 

 

 

엄흥도 18세손 엄종훈 선생님

 

 

 

 

 

 

 

 

 

 

 

망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