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 이슥한 시각에 찾은 집 근처 경산 신도시 펜타힐즈는 불야성이었다. 상가 건물 쪽으로 걷는 순간, 층마다 빼곡히 들어찬 간판들이 저마다 다른 색으로 밤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네온과 LED가 뒤섞인 그 광경은 어딘가 화려하다 못해 조금 쓸쓸한 구석이 있었다. 불빛은 환한데 사람은 드문 그 간극, 경기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거리의 복판에 있는 육교로 올라가는 계단을 걸어 중산공원으로 갔다. 양옆으로 솟아 있는 아파트 동들 사이, 잘 정돈된 화단과 가로등 불빛이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조명을 받은 나뭇잎들이 유난히 선명한 초록으로 빛났고 화단의 풀들은 황금빛 테두리를 두르고 있었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반질반질한 화강석 바닥 위로 양쪽의 조명이 길게 줄지어 반사되었다. 공원은 조용했지만 외롭지 않은 곳이었다. 다시 육교로 돌아 나와 중산지로 걸었다. 물 위에는 맞은편 아파트 단지의 불빛이 그대로 내려앉아 있었다. 바람 한 점 없는 밤이라 수면이 거울 같았다. 반대편에는 성암산의 실루엣이 아파트의 불빛과 나란히 이어졌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은 아직도 여럿 있었다. 곧 여름이 오면 중산지는 걷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다. 내가 사는 주위에 이런 고요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아름답고 고마웠다. 이곳의 상가들도 다시 화려한 불빛을 내걸고 손님들로 북적였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밤 산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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