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동의 발효이야기] 김치는 주요 항산화 식품이다
특집부 weekly@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1-10-08 15:30:00 수정 2021-10-07 11:25:43
우리 몸이 건강해지려면 체내 활성산소종의 생성계와 소거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 과정 중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체내로 들어온 독성물질이나 침입한 세균을 사멸하여 건강에 도움을 주며, 호르몬 생산에도 관여하지만 과음, 과로, 흡연, 스트레스 및 질환이 있는 이상상태에서는 퍼옥사이드 음이온 라디칼(O2-・), 과산화수소(H2O2), 수산화 음이온 라디칼(OH-・), 일중항산소(1O2) 같은 활성산소종이 과도하게 생성된다.
또한 체내의 잔틴옥시도리닥타아제(xanthine oxidoreductase: XOR)는 스트레스 상태나 병리 상태가 되면 XO형(xanthine oxidase)으로 전환하여 활성산소종을 생성하며, 잔틴이나 하이포크산틴등에 작용하여 요산을 생성한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활성산소종 생성계를 조절하는 소거계가 작동한다. 즉, 초과산화물불균등화효소(superoxide dismutase:SOD)는 생성된 과산화물을 반응성이 다소 낮은 과산화수소(H2O2)로 전환하며, 전환된 과산화수소는 카타라아제가 물과 산소로 변화시켜 무독화 한다. 또, GST(glutathione S-transferase)는 과산화물을 독성이 없는 지방알코올로 전환하며, GPX(glutathione peroxidase)는 GSH(glutathione)를 이용하여 과산화수소와 과산화물의 독성을 제거한다.
활성산소종 생성계와 소거계의 균형이 무너져 생성계가 우세하면 여분의 활성산소종은 체내의 각종 세포조직을 손상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조직을 구성하는 불포화지방이 먼저 활성산소종의 공격을 받아 산화된다. 이 산화반응은 자유기(free radical)에 의한 연쇄반응으로 기질이 소진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생성된 지질과산화물은 쉽게 분해되어 새로운 활성산소종을 생성하거나 독성이 큰 알데히드, 케톤, 알코올류를 생성하여 각종 염증이나 암 조직을 유발하거나 노화를 촉진한다. 또 XO에 의하여 생성된 요산은 용해도가 낮아 유리조각 같은 날카로운 결정체로 석출되어 관절부위를 손상시켜 요통의 원인이 된다.
이같이 활성산소종은 체내 조직을 손상시킴으로써 노화촉진은 물론 간 질환, 염증, 암, 동맥경화, 당뇨 같은 퇴행성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경쟁사회를 사는 사람들은 각종 스트레스로 활성산소종 생성계가 소거계보다 우세하여 충분한 항산화 물질의 섭취가 요구된다.
항산화 물질은 특정 성분을 대신하여 산화되거나 이미 산화된 성분을 환원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보디가드 역할을 한다. 칼로 깎았을 때, 그 부분이 갈색으로 변하는 사과는 산화의 한 현상으로 비타민 C와 같은 항산화 성분이 모두 소진되었음을 뜻한다. 이와는 반대로 김장김치가 한 겨울을 넘기고도 맑고 깨끗한 빛깔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치는 우리민족이 오랜 세월동안 이용해온 항산화물질의 주요한 공급이 이루어지는 본바탕이다. 비타민 A, C, E를 비롯하여 배추의 베타-시토스테롤, 고추의 캡사이신, 마늘의 S-아릴설폭사이드, 양파의 퀘르세틴과 아릴화합물, 색상성분인 클로로필과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화합물인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안, 타닌은 김치의 중요 항산화 성분이다.
특히 체내에서 항산화 작용과 함께 비타민 역할을 하는 바이오플라보노이드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최근 김치에서 분리된 3-(4′-hydroxyl-3′,5′-dimethoxylphenyl) propionic acid는 동일 농도의 비타민 C에 비해 3.5배나 높은 항산화능이 있다(이윤미 등, 한국식품과학회지, 2004).
배추, 고추부추, 파에 들어있는 카로티노이드도 항산화능이 있다. 특히 고추에는 캅산틴, 캅소루빈, 비타민 A 역할을 하는 α-, β-카로틴을 비롯한 50여종의 카로티노이드는 김치의 붉은 색상을 띠게 주체이며, 높은 항산화능이 있다.
이들 성분은 산에 대한 내성이 비교적 약해 묵은 김치나 신맛이 과도한 김치에서는 그 함량이 반 이상으로 감소한다. 이들 성분은 비수용성이지만 발효 중에 우러나온 성분들과 유화하여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김치 내의 이들 항산화성분은 체내의 활성산소 소거계 효소류의 활성을 높여 생성계와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건강을 지킨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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