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수천을 산책하다 보면 왜가리가 흐르는 물 위에 드문드문 외로이 서 있다.
흩트림 없는 자세로 한 곳을 주시하거나 가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서 있다.
부대의 초소병 같은 모습으로 있기에 나도 그를 바라보며 말없이 서 있었다.
조그마한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가 갑자기
다리를 웅크리더니 날렵하게 주둥이를 물속으로 쳐 박는다. 나도 따라서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입에 물고기 한 마리를 덥석 문 채 본연의 자세로 능청스럽게 서 있다.
우아한 자세는 고고한 학처럼 보였는데, 빠른 동작으로 먹이를 낚아챌 때는 하늘을 나르는 매의 형상이다.
곧게 선 자세로 입에 문 물고기가 떨어지지 않게 이리저리 굴리며 식사하는 모습도 능수능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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