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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 - 8월의 연가 (戀歌)(오광수)

무철 양재완 2010. 10. 26. 22:48

 

 

8월의 연가(戀歌)

 오광수

 

8월에

그대는 빨간 장미가 되세요

나는 그대의 꽃잎에 머무르는 햇살이 되렵니다

 

그대는 초록세상에 아름다움이 되고

힘겨운 대지에는 꿈이 되리니

나는 그대를 위해 정열을 아끼지 않으렵니다

 

푸른 파도의 손짓도 외면하렵니다

오로지 그대를 향해

뜨거운 사랑의 눈길을 쉬임없이 보내며

빨갛게 빨갛게 그대의 색깔을 품으렵니다

 

매미들의 향연이 막을 내리고

저 들판 너머로 꽃가마가 나타나면은

나는 그대의 듬직한 신랑이 되고

그대는 노란 머풀러로 한껏 멋을 낸 신부가 되리니

 

아!

두근거리는 땅의 울림에

한줄기 소나기까지 단비가 되어

지금 그대의 심장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8월에

그대는 빨간 장미가 되세요

나는 하늘의 푸른 물 한 줌씩 집어다가

두 손으로 돌돌 말아 이슬 진주 만들어

그대의 가슴에 달아드리는

아침 햇살이 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