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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걷는 길 - 마비정 벽화마을

무철 양재완 2026. 7. 6. 21:59

 

대구 달성군 화원읍 깊숙한 산자락 아래 자리한 벽화마을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마비정 벽화마을'이라는 커다란 안내 벽화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담장마다 정겨운 그림들이 이어지고 골목길은 마치 오래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느껴졌다. 마을은 화려함보다 소박함이 먼저 다가왔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담벼락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비눗방울을 불며 뛰노는 아이들, 술래잡기를 하던 친구들, '추억에 방울방울 터지던 그 시절'이라는 글귀는 어느새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벽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지나온 세월을 불러내는 타임머신이었다. 마비정 벽화마을의 매력은 벽화만이 아니었다. 오래된 돌담과 토담, 기와지붕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마치 1960 - 70년대에 농촌마을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했다. 그 위를 감싸는 울창한 숲과 푸른 나무들은 여름의 뜨거운 햇살마저 부드럽게 걸러 주었다. 벽화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대나무숲을 지나고 연리목과 연리지 사랑나무를 만나며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의 정취를 느끼게 된다. 마비정(馬飛亭)이라는 이름에는 말에 관한 슬픈 전설을 지니고  있으나 지금의 마비정은 슬픔보다 희망을 이야기한다. 낡은 담벼락은 예술이 되었고 평범한 골목은 추억을 걷는 길이 되었다. 주민들의 삶터는 전국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다시 태어났으며 벽화 하나하나에는 마을을 사랑하는 사랍들의 정성과 온기가 배어 있었다. 마비정 벽화마을은, 천천히 걷는 동안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만나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따뜻한 풍경을 마음에 담아 오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