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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일두 정여창 고택 - 국가민속문화유산

무철 양재완 2026. 4. 3. 21:23

 

함양 일두 정여창 고택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마음에 들어온 것은 '고택'이라는 말보다도 그 안에 흐르는 시간의 깊이였습니다. 솟을 대문에 걸린 충 . 효 정려 편액들이 묵묵히 세월을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은 이 집이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한 집안의 정신을 이어온 자리임을 말해 주는 듯했습니다. 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동선 하나에도 오래된 질서가 살아 있었습니다. 곧장 마주하는 일각문과 비스듬히 이어지는 사랑채의 배치는 낯설지 않으면서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사랑채에 일러서는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문헌세가' '충효절의''백세청풍'이라 적힌 글귀들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이 집을 지탱해 온 삶의 기준처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안채로 들어서는 길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중문을 한 번 더 지나야 닿는 공간이지만 막상 들어서면 생각보다 훨씬 밝고 열린 구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남향으로 펼쳐진 집은 빛을 넉넉히 받아들이고 있었고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그려졌습니다.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는 세간들은 과거와 현재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고택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동안 이곳은 단순히 옛 건물을 보존한 공간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전해주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여창 선생의 정신이 눈에 보이지 않게 스며들어 집 안 곳곳에서 조용히 말을 건네는 듯했습니다. 한때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지만 그 이전에 이미 이곳은 스스로의 품격으로 충분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발걸음을 돌려 나오며 오래된 집 한 채가 이토록 맑은 기운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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