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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 - 송구영신 (정영숙)

무철 양재완 2012. 12. 29. 09:05

 

 

 

 

 

송구영신 (送舊迎新)

정영숙

 

달력의 마지막 장은 시작의 장이다

시작은 화려함보다 고요함이다

고요함과 깊음 속에 나를 반성해 본다

마른걸레로 먼지를 밀어내 본

물걸레 닦아내기엔 너무 많은 것이 붙어있다

작년 이 시간 신과 약속했던 삶의 정결함이

달력을 한장 한장 찢으면서 어겨졌다

이 시간 또 거짓 약속을 할까 두렵다

그래도 깊은 곳에서 하라고 부추긴다


동해의 해는 가보지 못해도 뜬다

동해의 해는 가보지 않아도 보인다

더러는 말하기를 그 말 못하는 해가

뜨고 지고하면서 자기를 속인다고 하지만

아니다.

나는 내가 말 못하는 해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묵묵히 솟아오르는 태양 앞에

정직히 살리라 손가락을 걸어본다

달력의 마지막 장은 시작의 장이다

 달력의 마지막 장은 시작의 장이다.

                                                       [출처] [좋은시][사랑에 관한 좋은시]송구영신|작성자 아장아장

 

 

◈  게시물 (비공개 포함) 2,000회가 연말에 즈음함에

여기에 걸맞은 시로 자축하려 합니다 

더욱더 열심히 블로그 활동을 하려 합니다

찾아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2012.12.29

무 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