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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 - 나무(조병화)

무철 양재완 2011. 7. 24. 14:44

 

 

 

나무 (외로운 사람에게)

                                         조 병 화

 

외로운 사람아,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 평생

묵묵히 제 운명,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나무는 그저 제 자리에서 한 평생

봄,여름,가을,겨울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으면 입은 대로 참아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 대로 이겨내며

홍수가 지면 지는 대로 견디어내며

심한 눈보라에도 폭풍우에도 쓰러지지않고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 자리를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

바람이 대신 울어준다.

나무는 스스로 신음하지 않는다.

세월이 대신 신음해 준다.

 

오,나무는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

미리 근심하지 않는다.

그저 제 천명 다하고 쓰러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