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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즐겨라

무철 양재완 2009. 12. 28. 14:38

인생을 즐겨라
  작성자:김봉규 조회수:162 추천수:2 다운로드:

'인생을 즐겨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별 소득이 있을 수가 없는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음을 깨닫을 때가 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봤자 해결할 수 없는 일임에도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며 걱정하는 일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는 소위 '기우(杞憂)', 즉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라 삶을 허비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이다.
 기우는 '기나라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몸둘 곳이 없음을 걱정한 나머지 침식을 전폐하였다'라는 '열자(列子)'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이 기나라 사람의 걱정 정도는 아닐지라도 이와 비슷한 걱정일랑 접어 두고, 삶과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한껏 누리는 것이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정답을 도출하기 어려운 신(神) 문제는 어떨까.
 영국 런던에는 지난해 말부터 '신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제 걱정을 멈추고 인생을 즐겨라'는 문구의 광고판을 부착한 버스 800대가 다니기 시작했다. 당초 광고 문구는 '신은 없다'였으나, 영국의 광고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아마도'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한다. 이 광고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희극작가 애리앤 쉬린. 그녀는 인터넷에서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영원히 고통 속에서 지내라?는 문구를 발견하고는 무신론 광고를 내기로 했다. 그녀는 광고를 위해 8천달러를 모금하려 했으나, 베스트셀러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와 영국 인본주의자협회 등의 도움을 받으면서 20만달러 이상을 모을 수 있었다. 덕분에 추가로 지하철에도 1천개의 광고판를 설치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사회다.
 일본의 한 무사가 선사(禪師)를 찾아가 고민거리를 물었다. "천당과 지옥이 정말 있습니까.? 선사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당신 같은 건달이 그런 걸 알려고 하다니…. 쓸 데 없는 질문으로 시간 뺏지 말게?라며 화를 돋구었다. 분노를 못 이기고 칼을 뽑는 그를 보자 선사는 "지옥의 문이 열리는구나?라고 말했다. 그 순간 장군은 마음을 돌이키고 칼을 거두며 허리를 굽혔다. 선사는 "이로써 천국의 문이 열리네?라고 말했다.
 죽은 뒤의 천당과 지옥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천당과 지옥을 스스로 만들어감을 일깨우고 있다. 종교가 무엇이든 생전의 천당과 지옥은 도외시한 채 죽은 후의 일에 목을 매 삶을 즐기지 못한다면 불행이다.
 자로(子路)가 스승 공자에게 귀신 섬기는 도리를 물었다. "사람 섬기는 도리도 아직 모르거늘 어찌 귀신 섬기는 도리를 알겠는가.? "죽음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삶의 도리도 깨닫지 못했거늘 어찌 사후의 일을 알 수 있겠는가.? 공감 안할 사람이 얼마인지 모르겠다. 올해 달력도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삶을 허비한 일은 없었는지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