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
안 도현
닭이 울어 해는 뜬다
당신의 어깨 너머 해가 뜬다
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
그 가슴 두근거림으로
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 너머 첫닭이 운다
해가 떠서 닭이 우는 것이 아니다
닭이 울어서 해가 뜨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처음 눈 뜬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울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울었기 때문에
세계가 눈을 뜬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하고 나하고는
이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
더도 덜도 말고 냉수 한 사발 마시자
저 먼 동해 수평선이 아니라
일출봉이 아니라
냉수 사발 속에 뜨는 해를 보자
첫닭이 우는 소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세상의 끝으로
울음소리 한번 내질러보자
'일 상 생 활 편 > 좋 은 시 모 음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愛誦詩 - 삶 (윤도중) (0) | 2010.10.27 |
---|---|
愛誦詩 - 준다는 것 (안도현) (0) | 2010.10.27 |
愛誦詩 - 가을을 파는 꽃집 (용혜원) (0) | 2010.10.27 |
愛誦詩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0) | 2010.10.26 |
愛誦詩 - 8월의 연가 (戀歌)(오광수) (0) | 2010.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