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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 - 준다는 것 (안도현)

무철 양재완 2010. 10. 27. 23:06

 

 

 

준다는 것

안 도현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에는

나 무엇 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로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없이 준다는 것

그것은

빼앗는 것보다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이 지상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

그것은

세상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부끄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대여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줄 것이 없어

마음 아파 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누구에게 준

넉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