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을 위하여 (詩.송해월 님)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 맞춰 갈 필요가 있나
제 보폭대로 제 호흡대로 가자
늦다고 제촉 할 이, 저 자신말고
누가 있던가
눈치보지 말고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가자
사는 일이 욕심 부린다고 뜻대로 살아지나
다양한 삶이 제대로 공존하며 다양성이
존중될 때만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고
이 땅위에서 너와 내가
아름다운 동행인으로
함께 갈 수 있지 않겠느냐
그 쪽에 네가 있으므로, 이 쪽에 내 선 자리가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서로 귀한 사람
너는 너대로 가고, 나는 나대로 가자
네가 놓치고 간 것들
뒤에서 거두고 추슬러 주며 가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
가끔은 쪼그리고 앉아 애기똥풀이나 코딱지나물이나
나싱개꽃을 들여다 보는 사소한 기쁨도
특혜를 누리는 사람처럼 감사하며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 맞추고
너를 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
불안 해 하지 말고 웃자라는
욕심을 타이르면서 타이르면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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