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는 내 안의 담금질
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
순종의 미처럼...
곧 떨어질 듯 아름다운
자태를 놓지 않는 노을은
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
더 아름다워 비내리는
날에도 한 번도
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이 내 안의 샘물을
길어올려 우리들의 갈라진
손마디에 수분이 되어주는 일...
빈 두레박은 소리나지 않게 내려
내 안의 꿈틀거리는
불씨를 조용히
피워내는 불쏘시개가 되는 일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지를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
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 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 봄비가 되어주는 일
그리하여 너 혹은 나의 처진
어깨를 펴 주고 가끔은 나를 버려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다
추하지 않게 주름을 보태어가는 일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날들이 다만 슬펐을 뿐 ...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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