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5>칠곡 호국순례길 유학산 밟히는 낙엽아랜 6·25 당시 치열했던 비극의 자취가… | ||||||||||
솔직히 지금의 길에는 신록은 고사하고, 조금 남은 푸르름도 그 빛을 잃고 있다. 길손이 되기엔 초겨울 날씨가 만만치 않아서다. 그래서 칠곡 유학산의 산길을 권하고 싶다. 대구 근교에 있는 유학산은 등산객들에게 이름깨나 알려져 있다. 바위와 숲이 조화를 이루고, 가파름과 완면함이 교차하는데다 길고 짧은 여러 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겨울 유학산을 권하는 이유는 산행으로만 그치지 말고, 유학산의 산길에 서린 역사의 의미도 함께 밟아 보라는 의미이다. 유학산 '호국순례 길'을 소개한다. 유학산은 가산면 다부리·학산리와 석적읍 성곡리와 접경을 이루는 산이다. 키는 839m로 중간이지만 험준하다. 암벽이 병풍을 이루고, 느릅나무와 박태기나무, 자귀나무 등 자생식물이 많은 산이다. 예로부터 학이 놀던 명산이라 해 유학산으로 이름했다. 그 만큼 경치가 좋다는 뜻이다. 정상 가는 길의 도봉사와 쉰질바위의 전경, 정상 부근의 갈대밭은 사계절 볼거리다. 쉰질바위는 도봉사에서 우측 산길로 약 20분 거리의 깎아지른 절벽을 말한다. 그 위용이 놀랄만하다. 학이 노닐던 곳이라고도 해 학바위로 불리기도 한다. 정상의 갈대밭은 지금 그 자태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유학산은 6·25전쟁 당시 한국전쟁사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 중 하나로 기록된 다부동전투의 핵심 방어고지다. 무려 9번의 탈환전 끝에 한국군이 승리한 곳이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밀려 대구와 부산이 함락 직전의 위험에 처했을 때 한국국과 유엔군이 연합해 처음으로 승리, 북진의 교두보를 마련한 '호국의 산'이다. 당시 참상은 지난 1994년부터 4년간 실시된 유해발굴작업에서 수습된 유해에서 엿볼 수 있다. 유학산의 호국순례 길은 주코스와 보조코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코스는 가산면 다부리 다부동전적기념관 맞은 편에서 곧장 유학산으로 치고 오르는 6.25km코스와 반대편 코스다.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지나 왜관 방면으로 1km 정도 가면 만나는 팥재주차장에서 시작하는 반대편 코스가 길손들이 걷기에 비교적 완만하다. 팥재주차장에서 도봉사 코스로 들어서는 초입에 '유학산 6·25 격전지 순례탐사길'이라는 대형 안내판이 길손을 맞이한다. 코스의 길이와 주요 주변 명소 등을 안내하고 있다. 도봉사까지의 0.7km는 굽이굽이 포장 길이다. 차가 갈 수 있어 다소 싱겁다. 도봉사부터가 제대로 된 순례길이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나란히 길손을 맞이한다. 나무계단을 100m 가량 올라가면 '고생길'로 신발끈을 조여야 한다. 낙엽 밟는 소리를 끝으로 바위로 된 가파른 산길이 시작되어서다. 하지만 유학산 산길에 묻힌 순국선열들 앞에서 어찌 고생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상까지 가는 길과 정상에서 완만하게 능선을 타고 다부동까지 내려오는 능선 길은 산길이 가져다주는 아름다움도 간직하고 있다. 정상의 팔각정에 올라서면 당시 북한군이 쳐들어왔던 코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을 따라 가다보면 여러 고지(837고지→793고지→674고지)가 나란하고, 6·25전쟁 당시 만든 참호도 쉽잖게 볼 수 있다. 6.25km 순례길 이외에는 팥재주차장에서 도봉사를 지나 팔각정에 이르는 3.89km 코스와 6.25km 주코스에다 도개2리를 지나 도개온천까지 가는 최장 8.43km의 코스도 있다. 주코스의 소요 시간은 편도 3시간 30분, 최장 코스는 4시간 30분, 보조코스는 30분이다. 초겨울 길 나들이 치고는 적당한 시간이다. 가는 방법은 중앙고속도로 가산IC를 나와 왜관읍 방면 오르막 국도로 약 1km 직진하면 산등성이에서 우측으로 팥재주차장 가는 길이 나온다. 주변 관광지로는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물론 인근 한골재 정상 부근의 요술고개에서 신비한 착시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유학산 아래의 약알칼리성 온천인 도개온천, 석적읍 반계리의 송정자연휴양림 등도 계절에 맞춰 가볼만 한 곳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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